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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함께돌봄센터에서 보낸 봄

by yoona86 2025. 5. 28.

 

 

 

2025년 4월의 어느 날,


나는 ‘실습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다함께돌봄센터의 문을 열었다.
사회복지라는 말은 어딘가 막연했고,
내가 아이들 곁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정말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던 시작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모든 고민을 가볍게 뛰어넘는 존재였다.
"선생님, 이거 같이 해요!"
"나 이거 그렸는데 예쁘죠?"
조금은 서툴고 투박한 말들 속에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실습을 하며 느낀 건,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애정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 더 눈을 마주쳐주고,
한마디 따뜻한 말을 건네주면
아이들은 놀랄 만큼 크게 반응했다.
어쩌면 우리가 주는 사랑보다,
그들이 갈망하는 사랑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스승의 날,
한 아이가 내 손에 조심스레 편지를 쥐어주었다.
알록달록한 색연필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
다른 아동은 빨간색 쪽지에 열어봐~라고 써있었는데

열어보니  “사랑해요”

그 한 줄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내가 얼마나 이 아이에게 따뜻한 존재였는지,
그 말 한마디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참 솔직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
그게 오히려 우리 어른들보다 훨씬 용감한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습을 함께한 다른 실습생 두 명과도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매일 함께 웃고, 아이들을 돌보고, 하루를 정리하며 우리는 금세 가까워졌다.
서로의 실습일지를 나누고, 고민을 털어놓고,
이 길을 함께 걷는다는 마음이 든든했다.

 

실습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회복지라는 분야는 조금은 추상적이고 먼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번 실습을 통해
'사회복지사'라는 이름 뒤에 있는 진짜 의미를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일상에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일,
그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되는 일.
이제는 그 길을 내가 걸어가고 싶다.

 

다함께돌봄센터에서의 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계절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